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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억을 버리고 간 시간
  글쓴이 : 이원동     날짜 : 09-12-29 17:24     조회 : 2880    
어김없이 한해가 가고 또 다른 한해가 오는 계절이 되었습니다.
학생때 가본 이후로 가보지 못했던 신오오쿠부 역에 올해는
여행삼아 가볼 수 있었습니다. 거기엔 누군가가 가져다 놓은
꽃다발이 올해도 어김없이 놓여져 있더군요.
많은 사람이 그때일을 잊어버린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도 많이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가끔 수현님의 영화를 다시 보면서 잊지 않으려, 기억하려 애써봅니다.
학생시절 일본어에 빠져 일본에 대해 많이 알려고 훌쩍 떠났던 시절을 생각하면서 말이죠. 수현님을 위해 할 수 는것이 잊지않고 기억하는 것 밖에
없는 제가 가끔 원망스러울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그것 밖에 없기에 수현님을 생각하며, 제 마음을 담아 짧은 시 한편
바칩니다. 부디 우리가 님을 잊지 않듯 수현님도 세상에 남아 있는
이들을 잊지 말아 주세요.


추억을 버리고 간 시간
- 이 원동-

하늘을 가리던
붉은 손수건이 걷히고
물 아지랑이 피는 수면위로
검은 색 카펫이 놓여질 무렵이면

추억은
자신을 버리고 간 시간이
돌아오지 않을까
회색 빛 커튼을 들추어 본다.

활처럼 휘어진
허리를 하고 걸려있는
초승달만 확인하고는
시리도록 차가운 방 한구석에
몸을 누인다.

같이보던
눈물나는 순애보 생각에
한참을 뒤척이고 나서야
일어나고

같이 마시던
향긋한 커피향이 생각나
부스럭 거리며
물을 끓인다.

보내고 나서야 알아버린
그리움을 잔에 담고
남겨진 뒤에 느낀
외로움을 타서 마신다.

보내었기에 아파하고
남겨져 후회되지만
시간은 떠났고
오늘도 추억은
시간을 그리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