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저는 일본 도찌기현 우쯔노미야시 센도메리 일본어학교에서 공부하고 있는 「이구」라고 합니다.
먼저, 수현이 형의 정의로운 행동에 고개숙여 경의를 표합니다.
처음 신문을 통해 수현이 형의 소식을 접했을 때, 마치 전투에 같이 참전한 전우를 잃었을 때의 기분.. 그러한 기분에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았습니다.
연일 계속되는 신문, 텔레비전 보도와 일본어학교에서의 토론, 외국인들의 시각에서는 단지 「정의로운 행동이었다」 「앞으로의 한·일 관계에 큰 획을 그을 만한 가치있는 죽음이었다」 등.. 제 3자의 입장에서 객관적으로 취급하고 있었지만, 저는 이번 사건에 있어서 무엇보다도 조금이나마 수현이형의 아버님,어머님의 입장에 서서 생각해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송구스럽고 버릇없는 말씀이지만, 제가 만약 아버님의 입장이었더라면..
사고로 인한 아들의 죽음에 대해 어떻게 대처했을까? 과연 아버님처럼 냉정하고 총명하게 대처할 수 있었을까? 식민지, 한·일 합병때 증조할아버님께서 강제징용되신후 할아버님마저 일본 땅에서 운명을 하시고 수현이형마저 잃으셨을때는 정말.. 어떤 기분이셨을지.......
그러나 아버님, 백만분의 일이 채 안되겠지만.. 아버님의 허탈감, 고통, 안타까움, 분함 등을 한국인... 그리고 이번 사건에 대해 알고 있는 일본인이라면 모두들 공감하며 나누어가지려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힘내십시오. 아버님!
아버님의 세속을 초월하신 듯한 인터뷰내용을 접할때마다 「정말 현명한 분이시구나! 존경받아야 마땅한 분이시다」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역시 「그 아버님에 그 아들이구나」라는 생각과 함께..
조금 냉정한 표현일지 모르겠지만 수현이형은 선의를 품고 위험에 처한 사람을 구하려다 목숨을 잃었습니다.
아무나 하지못하는 정의로운 행동을 했지만 결국 이세상에 「이수현」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습니다.
행복한 가정에서 아버님, 어머님, 여동생 식구 모두가 건강하고 밝게 살아가시길 천국에 있는 수현이 형도 빌고 있을 것입니다.
아버님, 어머님! 힘내십시오.
일본까지 와서 공부하고 있는 저희들이 아버님, 어머님을 응원하고 있지 않습니까?
꼭 밝은 얼굴 되찾으시길 기원합니다.
마지막으로 다시한번 천국에서 웃고 있을 수현이 형의 명복을 빌며.. 짧은 편지 줄이도록 하겠습니다.
우수마발(牛 馬勃) 용서하시기 바라며 아버님, 어머님의 행복 진심으로 기원하는 바입니다.
힘내십시오. 꼭, 힘내십시오.. 아버님, 어머님
안녕히 계십시오.